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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빠져나오는 방법

by 오로지 ロジ 2019. 5. 7.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또 영영 안쓴건 아니고, N사 블로그에 일상글을 꾸준히 써오기는 했다. 하지만 티스토리에는 잠시 내가 손을 대지 못했던 것 같다. 별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잠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시간들이 잠시 있었던 것 같다.

어차피 다 지나갈 시간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다.

이런 나를 보면서 엄마는 너무 예민한 것 같다고, 좀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다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슬픔이나 우울감이 찾아왔을 때는 온전히 그것에 잠겨있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힘들다 물론. 물 속에 한참을 고개를 쳐박고 있으면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듯이, 슬픔이 턱끝까지 차오르다가 그 속에 완전히 잠겨버리고 나면, 어느 순간은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 고개를 들고 슬픔밖으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만의 슬픔에 빠져있는 내가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도록 구명조끼를 던져주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에너지들은 내가 또 다음 슬픔을 마주했을 때 쉽게 빠지지 않도록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준다. (평생 은혜를 갚으면서 살아가고싶은 사람들이다.)

아무튼, 우리 엄마는 이런 나를 보면 위태로워 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딸을 보고있는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애가 탈까 싶었다. 그래서 이 글을 보고 엄마에게 나만의 탈출법이니 걱정마라는 이야기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