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요일의 글쓰기

<좋아하는 것> 03. 여행

by 오로지 ロジ 2018. 7. 17.

벌써 세번째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쓰기. 오늘은 여행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그 순간도 즐겁지만 그 순간들이 오래 기억되는 것들인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여행에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두기 시작했던 건 2015년 11월에 떠났던 제주여행이 아닐까. 그 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떠나서의 시간들을 계획하고, 어떠한 뜻을 가지고 떠나기 보다는 그냥 그 때 어딘가에 약속이 생겨서 가는 정도였던 것 같다. 대학교때부터 아르바이트도 많이 해봤고, 기업실습, 인턴도 했지만 나의 첫 회사생활은 그리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에 입사했었고, 나도 부모님도 기뻐했고,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시작했었다. 하지만 모든 기업마다 저마다의 분위기가 있는데 유독 나랑은 맞지 않았던 것. 물론 그 곳에서의 1년간 근무를 하면서 나는 성장하기도 많이 성장했다. 그 때의 아팠던 시간들은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러던 나에게 뭔가 일상에서 탈출이 필요했고, 11월 13일,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지는 못하고, 조금 많이 흐릿해졌지만 그래도 그 때의 여행은 지금의 내가 
모든 '경험'에 대해서 소중함을 느끼게 만들었을 것이다. 정말 별 거 아닌 일상들의 반복이라고 생각했고, 매일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냥 지나가는 하루 정도로 여겼던 내가 나의 24시간에 대해서 집중하면서 조금 더 일상속에서감사함,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순간들을 찾게 만들었다. 그 때 여행에서 나는 그냥 지나가는 풍경 하나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꼭 여행의 순간이 아니더라도 내 하루 속에서 일아나는 크고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자면, 여름 밤에 살을 스쳐가는 작은 바람마저도 나의 기분을 바꿀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었다.



그 때에도 내가 블로그를 했다면 조금 더 자세하게 기록을 남겨놨을텐데 아쉽게도 인스타그램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2박3일의 일정이었는데 첫째날에는 나 혼자 먼저 출발하고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하던 친구를 만났고, 둘째날에는 그 날 제주로 넘어온 친구와 하루를 함께했다.




처음 갔던 산굼부리. 꼭 또 가보고 싶은 곳. 김녕해수욕장도 갔었고, 새연교, 이중섭거리도 갔는데 블로그를 하지 않았던 시기라서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첫 여행이라 사진으로 기록해두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뭐 꼭 가는곳마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그 순간을 눈에 담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결국 남는 것은 사진이기도 하고, 블로그를 이렇게 열심히 하면서부터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나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첫 제주 여행에서 돌아오고, 제주앓이에 빠져서 1월에 또 엄마와 함께 제주로 떠났다. 상여금도 받았던 때라서 내가 모든 비용을 쏜다쏜다 하고 멋진딸 한 번 했다. (돌아오는 날 면세점에서도 탕진잼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왔던 나의 두번째 제주)





엄마 선배의 자녀분의 결혼식이 제주도에서 있었던터라 함께 제주로 떠났는데 엄마 선후배, 친구분들이 딸과 이렇게 제주로 함께 온 것을 정말 부러워했다. (모든 비용을 내가 냈다는 것에 우리엄마 어깨에 힘 좀 들어간걸로 기억.......뭐^^)




그러다가 더 많은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음먹고 백팩을 샀고, 그 때 퇴사를 결심하고, 조금 더 많은 여행을 다니겠다던 딸에게 아빠가 사줬던 책. 늘 어떠한 여행이더라도 믿고, 응원해주던 우리 부모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두 달 뒤, 3월에 또 제주로 떠났다. 이 때가 퇴사하기 2주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미 앞서서 두 번의 제주를 경험했기에 지도를 보고 대충 동선만 정했었다. 이 때의 여행이 정말 나에게는 지금까지도 정말 큰 의미가 있다. 온전히 혼자서 떠났던 여행이었고, 엄마가 깜짝 놀랐던 스쿠터를 타고 제주를 돌아다녔던 시간들.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더 오래 기억되고, 여전히 나의 이야깃거리로 쓰이는 시간. 이 때 이후로 혼자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함께하는 시간도 좋지만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 시간들을 더욱 더 가치있게 보내는 법을 배웠다.





혼자 갔지만 삼각대와 셀카봉으로 사진도 엄청 많이 찍고왔다. 아직도 예전 휴대폰에는 다 남아있는 소중한 사진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꼭 한번쯤은 혼자서 떠나보라고 주변인들에게 추천해준다. 아 물론 함께 떠나는 것도 좋다. 그 소중한 순간들을 공유할 수 있고, 그 이야기들을 시간이 지나서도 함께 이야기 할 누군가가 있는건 참 좋은 것.(뒤에서 다시 한 번 자세하게 그 이유가 나온다.)



여행은 나를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퇴사하고 바로 컬러런에 참여를 했다. 끝나고 나서 택시를 탈수도 없고, 정말 곤란한 상황을 겪어서 또 참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색다른 경험은 짜릿함을 준다.





아주 대단한 프로 여행러인 척.





이 시기에 아주 홍길동이었다. 2016년 4월에 퇴사를 하고 7월 중순에 이직을 하기 전까지 정말 수많은 떠남이 있었다. 서울에 잠시 왔다가 또 제주로 떠났던 나. 짐싸기의 달인이 되었다. 이 때 이직이 확정되었던 시기라서 또 언제 이렇게 마음껏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제주를 만끽하고 오자고 작정하고 떠났다.





떠나는 건 혼자였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즐겁게 채워나갔던 시간들. 너의 시선 시리즈가 탄생했었다. 이 때부터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때의 기록은 네이버 블로그에 제법 남겨뒀다.






소중한 너의 시선 시리즈. 이멤버 리멤버. 미소게스트하우스에서 꼭 다같이 모이는 그 날을 여전히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이 때 정말 예쁜 사진들 엄청 많이 찍었다. 오늘 포스팅하려고 인스타그램 뒤지면서 또 제주 언제 갈건지 고민하고 티켓 알아봤다. 하지만 9월에 계획해둔 여행이 지난 후 결정하기로.



사람들이 진짜 제주도에 미쳤다는 말을 이 때부터 했던 것 같다. 7월에 제주앓이 심하게 하다가 이스타항공 프로모션 예매성공. 그렇게 12월을 기다리는 내내 나는 행복할 수 있었다. 12월까지는 그럼 일만 했냐고? NO. 내가 1년 중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의 생일. 바로 9월에는 홍콩으로  떠났다. 무려 6개월전부터 계획했던 여행!





이번엔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여행. 지금도 우리는 이 때의 시간들을 이야기하면 웃음부터 난다. 출발부터 진짜 버라이어티했던 우리의 생일맞이 홍콩 여행.(둘 다 생일이 9월. 지금 이 글 쓰면서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간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새어나오는 시간. 이런 시간들을 공유한 누군가가 있고,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해서 그 이야기로 웃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하다. 앞서 내가 혼자의 여행도 좋지만 함께의 여행도 정말 좋다고 말하게 된 이유)




이 때 3박 4일동안 내 휴대폰으로만 2천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더라.. 진짜 잊지못할 여행. 성인이 되고 친구와 이렇게 떠난 해외여행은 또 처음이라 더 설렜고,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마지막 날 하버그랜드구룡 클럽룸으로 잡았던 건 신의 한 수. 여행을 떠날 때, 아낄 수 있는 비용은 아끼면 좋지만 하루정도 보상의 소비를 누려도 좋은 것 같다. (너무 아끼면 여행에서 지치게 된다. 뭐 여행파트너에 따라서 맞춰가는게 함께하는 여행의 핵심)




그리고 이스타항공 프로모션으로 예매했던 티켓으로 더난 2016년 12월의 제주. 정말 부지런히 다녔던 2016년이었는데 2017년에는 가족들과의 여행들이 조금 더 많았다. 하동을 다녀왔고, 나의 초중고 시절이 담긴 경주여행도 했다. 그리고 여름에 사랑하는 제주도도 다녀왔다. 사실 2017년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그 길을 걸어가느라 금전적인 여유도 부족했다면 사실이다.(자취를 하면서 여행까지 떠나려면 생각보다 부지런히 벌어야 한다.) 그렇지만 나의 길을 또박또박 걸어갔고 2018년 3월에는 정말 감사하게도 스카웃 제안을 받고 이직을 했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을만큼의 여유도 생겼다. 그런 내게 나는 2018년 5월에 수고했다는 의미로 혼자서 속초로 떠났다. 그리고 8월에 또 속초로 떠난다. 혼자 갔어도 정말 좋았던 속초, 엄마와 함께 또 다녀오기로 모든 준비를 끝내 두었다. 떠나기만 하면 된다. 9월에도 또 떠난다.(어디로 떠날지는 아직 비밀. 티켓팅까지 끝내두었다.) 설렌다. 이번 화요일의 글쓰기는 이전 두번의 포스팅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쓰는 내내 행복했다. 행복했던 순간들로 타임머신을 탄 것 같았고, 또 그 시간들을 거쳐 성장한 현재의 나를 보면서 흐뭇했고, 앞으로의 여행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미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최근에 읽은 굿라이프. 나는 굿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떠났던 그 여행을 시작으로 나는 굿라이프를 살게 된 것 같다. 그 시기에 그 결정을 했던 나에게 고맙다. 그리고 늘 나의 여행을 응원하는 나의 부모님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늘 바르고 씩씩한 딸이 되어야지. 그리고 더 많은 여행을 통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지.


나의 여행 포스팅은 N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 blog.naver.com/bloom_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