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내돈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시험준비를 하는 동생의 일정으로 인해 가족 모두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항공과 숙박경비까지 모두 내돈으로 엄마와 함께 오사카/교토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식비나 개인경비용으로 엄마가 조금 환전을 하기는 했지만)
2월에 떴던 항공사 프로모션을 보자마자 엄마한테 언제 시간되냐고 전화로 일정확인 후 바로 "여권 사진으로 보내줘~" 하고 그렇게 엄마와 떠나는 일본여행의 항공권 예매가 이뤄졌다.
우리가 떠나기로 한 날짜는 5월. 엄마는 아직 멀었으니 천천히 계획하자며 말했지만 나 혼자가는 해외여행도 아니고 엄마랑 단둘이 떠나는 첫 해외여행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갈수는 없었다. 사실 나도 한 4월부터 계획해보자 했는데 그렇게 기다리던 중 오사카 숙소 협찬관련 연락을 받았고, 첫째날 숙소비를 세이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그렇게 세이브 한 비용을 어디에다가 더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둘째날 숙소를 료칸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첫째날은 오사카, 둘째날은 교토로 2박3일의 루트가 대강 정해졌다.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네이버에서 '오사카 맛집'이라고 검색해서 1페이지에 나오는 맛집들은 사실 신뢰가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가다가 맛있어 보이는 곳으로 가자 생각했는데, 오사카 맛집을 공유해준 고마운 분 덕분에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게 가마솥밥)
엄마랑 단둘이 비행기를 탔던 건 내가 26살에 H기업을 퇴사하고 떠났던 제주도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는 내 고집으로 서울로 올라와서는 그만큼의 급여를 받지도 못했고, 한번씩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지는 시간들을 마주할때는 엄마한테 괜한 짜증을 부리며 엄마가 더 속상한 시간들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때만큼 여유도 생기고, 서울에서 제법 안정을 가지게 된 모습으로 엄마를 비행기에 또 태울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함이 가장 컸다.
엄마의 캐리어는 바퀴가 2개짜리였다.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시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공항에서 수화물을 맡기기 전까지나,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동할 때, 나보다 엄마는 조금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엄마는 나보다 더 앞장서서 갈만큼 이번 여행을 더 빛나게 만들어줬다. 이제는 업어줄 수 없을만큼 내가 크기도 했지만, 엄마도 내가 어릴때보다는 약해졌을텐데 여행내내 "에이 이정도는 괜찮지." 하는 엄마는 여전히 나보다 강했다.
고등학교때 기숙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던 것 같다. 물론 엄마도 충분히 바쁜 일정들을 보내며 살아가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매주 엄마와 목욕을 갈 정도였으니 엄마손을 잡고 다닌 시간이 제법 많았던 것 같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더더욱 엄마손을 잡을 시간은 줄어들어들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 여행내내 엄마손을 잡고 돌아다닌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비행기에서도, 거리를 거닐면서도, 전철 안에서도. 우리는 두 손을 꼭 잡고 여행을 했다.
언제까지 내가 이 손을 잡고 여행을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내가 더 열심히 나의 하루를 살아야하는 이유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2월에 무작정 티켓팅을 한 그때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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