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답다', 'ㅇㅇ스럽다'
자기다움을 강조하고, '나'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나'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말하는 '나'의 모습이 진짜 나일까, 남들이 이야기해주는 내가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을까.
흔히 말하는 가면 속에 가려진 진짜 모습.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나 또한.
가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춰지는 내 모습은 일상 속 나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또한 어느정도는 가공된 나를 담아낸다. 남들이 보는 공간이니까 아주 솔직하게 나의 모습을 발가벗길 수 없는 공간이다.
가끔은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이야기에서 물음표가 달리고, 속으로 '사실은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상대방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지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나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맞춰서 또다른 나를 만들어가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는 적성검사나 심리상담 등에서도 항상 어느 한쪽으로 과하게 치우치기보다는, 미미하게 조금 더 높게 나타나는 편인데, 작은 예로 MBTI검사로 따져도, 상황에 따라서 많게는 16가지 성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자기다움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비춰지는 '나'의 순간들을 다 종합해서 봐야하는데, 나는 그런 순간들에서 어떤 일부의 모습들만 기억한 건 아닐까.
나름 나의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 스토리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좋아서 한 결과들이라고도 말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매 년 일기장에 보면 남들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말을 적어뒀는데, 올해는 나에게 가장 따뜻한 나이고 싶다. 나는 항상 나를 차갑게 몰아붙였고, 그런 나를 누군가 따뜻하게 해주길 바래왔던 것 같다. 상대방에게 따뜻함을 강요하기 보다는, 내가 나를 따뜻하게 해줘야겠다.조금은 더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되길.
어떤 '나'로 살아갈지는 여전히 모르겠고, 그저 바쁘게 살다보면 찾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조금 더 여유도 가지고, 그 답을 조금은 찾아갔으면.